1차(자캐)/골튼 플리스 (END)

[정수현] 타뷸라의 늑대 이벤트

포도껍질 2015. 3. 7. 20:27

용 프로필↓



" 하핫, 까고있네. 또라이들. "


이름 : 정수현
국적 : 한국
성별 : 남
나이 : 18
신장 : 168

성격 : 불평불만 많고 모든 것을 고까워하며 남 비웃기를 잘하는 세상무서울 것 없는 일진 어린이
기타사항 : 누나 약혼식 깽판치려다 저도 모르게 게임에 신청된 것이라 매우 심사가 꼬여있다. 끝까지 오지않고 버티려고 했으나 여길 오지않으면 누나가 두번다시 보지않는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라 울며 겨자먹기로 와버림. 온 김에 우승해서 누나의 약혼자에게 생수뿌리며 우리 누나와 헤어져!를 시전해보려고 하고있다. 덧붙이자면 입버릇이 매우 나쁘다...


과 유일한(...) 로그


"누나아!"


그래, 니 누나 귀 안먹었어.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누이의 목소리를 끈질기게 잡아빼며 발을 동동 굴렸다. 누나, 나 진짜 가? 나 공항이야, 진짜 가? 아, 누나아. 잘못했어, 누나, 응? 입에서 쉼없이 나오는 눈물섞인 애교가 마음에 와닿지도 않는지 매정한 제 누이는 콧방귀도 끼지않았다. 평소와 같은 목소리가 액정너머에서 들린다. 여행간다고 생각하고 다녀와, 라는 누이의 말이 너무도 야몰차게 들려 수현은 손에 들린 최신형 핸드폰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싶을 것을 겨우 참아내었다. 누나가 이번 생일 선물로 사준 핸드폰인데 내던질 수는 없고 아 미친 진짜 시바알! 속으로 외친다고 외친 욕설은 저도 모르게 잇새로 새어나와 뭉그러졌다. 

맛이 구리다 못해 혀까지 알싸해지는 욕지거리를 억지로 울대로 쑤셔넣으며 핸드폰을 고쳐든다. 얼핏 보이는 손목시계의 바늘은 정확히 열두시 정각이었다. 비행기 이륙시간까지 30분도 남지 않아 입술을 깨물었다. 나 보내고 그새끼랑 뭐하려고! 야메떼! 그 새끼는 아니야, 누나! 누나한테 이상한 짓을 할거라고! 에로망가처럼! 며칠 전 제 앞에서 똥같은 포즈를 취하며 이상한 개소리를 지껄였던 하준우가 했던 말을 살짝 틀어 누나에게 전하자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제 누이가 진심으로 재밌을 적마다 내어 버릇하는 웃음소리가 오늘따라 저를 비참하게 하였다.

잘 다녀와. 딱 끊어 저를 배웅하는 누이의 목소리를 끝으로 초록색으로 범벅 되어있던 액정이 붉게 통화 종료를 알리었다. 이, 개시팔! 콰앙, 하고. 제 분에 못이겨 옆에 놓인 쓰레이통을 후려차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흘깃흘깃 곁눈질을 하였다. 뭘 꼬나봐, 구경났어? 순하게 생긴 중년에게 이를 드러내자 고개를 돌리며 종종걸음으로 제 갈길을 간다. 아마도 출장을 가는 것이 분명한, 우리네 아버지 세대의 슬픔을 등에 진 이 시대 남성이 꽁지빠지게 멀어져갔다.